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폴 크루그먼 지음, 김이수 옮김 / 부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흔히 뒤표지의 추천사들은 정작 본문을 한 번도 훑어보지 않은 저명인사들의 공치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명석한 경제학자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식의 찬사들이 매우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폴 크루그먼은 얼치기 이론가들과 호들갑스러운 선동가들의 주장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그의 독창적이고 강력한 분석은 상식과 통념의 허를 꿰뚫는다.

크루그먼이 이야기하는 얼치기 이론가들이란 대규모 정리해고의 위기를 과장하는 언론인들, 점차 독단적이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신케인즈주의자들, 완고하고 우둔한 경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프랑스 관료들, 현학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무조건 세계화 탓을 하고 보는 정치가들...
심지어 공급중시경제학을 매개체를 찾아 번식하는 병균에 비유하기까지 한다.

폴 크루그먼의 글을 읽는 재미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거의가 가혹한 수준의 비판이지만, 대부분 논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또한 재치 있는 유머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적 오류는 죽지 않는다. 다만 기껏해야 서서히 사라질 뿐’이라는 식의 애교 있는 표현들이 난무하며 책 전체에 흐르는 처절한 분위기를 무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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