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말고 살아라
리처드 칼슨 지음, 채선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8년 3월
평점 :
절판


일단 시작이 중요하다.
반성하라.
베풀어라.
핑계대지 마라...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가르침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하나같이 케케묵은 격언들이거나 아니면 지나친 장밋빛 사례들뿐이다.
한 백만장자 부부가 50년 전에 10달러짜리 통장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들 중 대다수가 백만장자에 이르지 못해서 그렇지.

돈을 베풀면 돌아오기 마련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돈은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일관된 어조로 아주 산뜻하게 '돈에 관해 걱정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왜냐하면 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걱정이 없어야 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더 이상 명쾌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명료한 조언이다.

주식시황을 걱정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식의 막연한 조언도 있다. 이런 말들이 실질적인 재테크에, 아니면 마음가짐을 다잡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값은 항상(!) 오른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자는 늙어죽기 마련이만 말이다.

터무니없는 조언은 계속 이어진다.
마음에 드는 집을 사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다면 자신이 낼 수 있는 금액을 제시하고 물러나서 걱정 말고 있으라고 한다. 그러면 집주인이 알아서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러 올 거라고 한다.

결국 이 책은 현재에 충실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인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는 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고 훌륭한 조언들이다.
아쉬운 점은 그 자체로 훌륭한 조언들을 무리하게 돈과 연관시켜서 오히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할 수 없는 충고들을 조합해 냈다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명성에 도취되어 대형사고를 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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