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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과거의 유물에 심취해 있는 행동형 역사학자 랭던 박사는 인디아나 존스를 생각나게 한다.
과거의 사실을 그럴듯하게 조합해내는 작가의 솜씨는 '장미의 이름'같은 팩션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매 작품마다 늘씬한 여주인공을 바꿔가며 등장하는 주인공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보는 것 같다.
모든 사건이 불과 하루 남짓한 시간동안 시작되고 해결되는 것은 TV 시리즈 '24'를 생각나게 한다.
'다빈치 코드'는 간결하고 긴박감 넘치는 21세기형 퓨전 스릴러다.
댄 브라운은 움베르토 에코처럼 장황하게 현학적인 해박함을 자랑하지도 않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그럴듯한 과학적 상상력을 중언부언 늘어놓지 않는다.
하지만 13일의 금요일,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등의 이야깃거리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학구적인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하지만 움베르토 에코나 베르베르의 작품들만큼 흥미진진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전작인 '천사와 악마'보다 훨씬 힘들게 읽었다.
'천사와 악마'가 시작부터 끝까지 숨쉴틈없이 몰아치는 액션영화 같다면, '다빈치 코드'는 액션이 강조된 스릴러영화같다.
그런데 그 스릴이 용두사미가 되어 버린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엄청난 비밀이 정체를 드러내야 하는 시점에서 모든 갈등과 음모가 갑작스럽게 마무리된다.(특히 엄청난 음모와 권력의 집단이 그렇게나 아기자기하고 조촐한 모임이었는지...)
그래서 이후에 대단원의 막이 되어야 할 부분이 그저 사족처럼 느껴질 뿐이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비밀의 수수께끼도 그리 궁금하거나 인상적이지 않았고 말이다.
'다빈치 코드'는 한마디로 '용두사미'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제법 재능 있는 이야기꾼이 엄청난 과장과 허풍를 섞어서 떠벌이다가 결국에 가서는 주체할 수 없으니까 마치 바람 빠지듯 허겁지겁 끝을 맺은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