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스튜어트
크리스토퍼 바이런 지음, 최인자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잭 웰치와 아이아코카의 건전한(!?) 성공담도 좋지만, 때로는 이런 식의 폭로담이 더 재미있다.

물론 마사는 우리가 알던 것처럼 우연히 성공을 거머쥔 살림을 좋아하는 가정주부가 아니다. 빌 게이츠보다 더 탐욕스럽고, 어떤 면에서는 잭 웰치보다 더 전략적이다.
절친한 친구였던 케이시와 비디오 제작을 하면서 50:50의 구두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갑자기 차안에서 던져준 계약서에는 이익금의 10%만 약속했다. 그리고는 너무도 뻔뻔하게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내뱉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사의 그런 비열함과 탐욕스러움보다는 성공하기 위한 그녀의 집념, 불굴의 의지, 사업과 돈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할 것만 같은 각오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그만큼 그녀의 성공이 놀랍고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독한 사업가이면서도 가정적인 주부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거의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해낸 사람이다. 또한 미국 주부들이 꿈꾸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세계(또는 그런 판타지와 이미지)를 창조해서 더 이상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성공을 이룬 사람이다.

마사는 그토록 지독한 악녀지만 다이애나와 함께 한 자리에서 그녀가 느꼈을 감정들을 그린 글을 읽고 있노라면 오히려 '만인의 연인'이었던 다이애나가 미워질 정도다. 마사는 다이애나보다 몇백배, 몇천배 열심히 노력해서 돈과 명성을 얻었지만, 결코 다이애나같은 동화 속 공주님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말이다.

이 책은 교과서같은 성공담에 싫증난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한 경영우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전체적인 번역상태에는 그다지 불만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경영부문의 서적은 전문번역가가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홈 디포'라고 알고 있는 Home Depot를 '홈 드팟'이라고 표기해놓은 식의 무신경함이 곳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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