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2disc) : 디지팩
박찬욱 감독, 이영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 이후 ‘복수는 나의 것’같은 영화를 찍었고, 또 ‘올드보이’의 성공 이후 ‘친절한 금자씨’같은 영화를 찍었다.
쉽사리 관객이 취향과 타협하지 않는 태도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평범한(아니면 다소 통속적인 취향의) 관객이 보기에는 좀 어렵고, 기괴하고, 불쾌한 작품이다.
영화 속 대부분의 것들이 말이다.
울긋불긋하거나 삭막한 배경, 전작들의 강렬함이 사라진 좀 느슨한 분위기, 개의 몸에 사람 얼굴을 한 기괴한 물건(?)들, 변태적인 취향의 야비한 등장인물들...
이 모든 것들이 ‘올드보이’ 때처럼 화끈하지도 않고, ‘복수는 나의 것’ 때처럼 철저하게 비장하지도 않다.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한바탕의 잔치(!?)는 좀 당황스러웠고, 13년이라는 금자씨의 세월을 덧없이 만들어버리는 그 이후의 이야기는 지리멸렬하게 느껴졌다.

평범한 관객인 나로서는 박찬욱 감독이 선사하는 수준 높은 미장센과 독특한 은유를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아도취에 빠진 듯 소곤소곤 말을 내뱉는지, 금자씨의 딸과 양부모가 누워있을 때 피어오르던 연기의 의미는 무엇인지, 금자씨는 왜 생크림 케이크에 얼굴을 파묻었는지...

‘친절한 금자씨’는 통속적인 취향의 관객들이 감당하기에는 좀 벅찰 정도로 예술적이고 비대중적인 걸작 같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마지막에 복수의 덧없음을 말하는 듯 한 장면이다. 복수 시리즈 완결편의 대미를 장식할만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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