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더 이퀄라이저 : 슬립케이스 한정판
안톤 후쿠아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덴젤 워싱턴은 잘 생기고 연기 잘 하는 배우다. 얼굴의 좌우가 대칭인 미남이고, 특유의 단정하고 반듯한 스타일의 연기가 늘 인상적이다.
'이퀄라이저'에서도 죽은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면증으로 잠 못이루는 새벽에 카페에 나와 책을 읽는다. 마치 명탐정 몽크가 그러는 것처럼 질서정연하게 정리하고 물건들을 챙긴다.


덴젤 워싱턴의 탁월한 연기력과 넘치는 아우라는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홀로 당당하게 적의 소굴로 걸어들어가 악당들을 상대하는 카리스마는 평범한 노배우들이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맷 데이먼이나 다니엘 크레이그같은 젊고 쌩쌩한 액션 배우들이야 온 몸에서 액션 감각을 뿜어내지만 덴젤 워싱턴은 예순이 넘은 노장 배우다.
하지만 혼자 술집으로 걸어들어가 적들을 쓸어버리거나, 자신을 감시하는 차 앞을 지나가면서 당당하게 핸드폰으로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 찍는 장면들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나 그냥 동네 마트 아저씨가 아니라규.)

 

하지만 '더블 타겟'이나 '태양의 눈물'같은 화끈한 액션 영화들을 만들었던 안톤 후쿠아 감독답지 않게 '이퀄라이저'에서는 너도나도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
본격적으로 빵빵 터지는 액션이나 질펀하게 펼쳐지는 총격전도 매우 부족하다. 시종일관 폼만 잡는 주인공과 뭐가 뭔지 모를 사이에 후다닥 끝나버리는 격투 장면들은 정말 감질나는 수준이다.


덴젤 워싱턴의 중후한 연기력을 보고 싶었더라면 다른 훌륭한 작품들도 많다.


최근 쏟아저 나오는 비슷비슷한 '싸움 잘하는 아저씨'류의 영화들 중에서는 주조연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과 잘 정돈된 스타일의 작품이지만, 차라리 어수선할지언정 화끈하고 후련한 멋이 있는 B급 영화들보다 재미가 없다.

덴젤 워싱턴 뿐만 아니라 한가닥 할 것 같이 등장했던 인물들이 하나같이 별다른 활약없이 폼만 잡다가 퇴장한다.

 

 

(카리스마 최강이지만, 정작 주인공과 주먹 한 번 부딪쳐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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