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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 진시황릉의 비밀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당계례 감독, 성룡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어쨌든 관객들은 유럽과 아프리카, 전 세계를 무대로 호쾌한 액션을 펼쳐 보이던 '용형호제' 시리즈, 시공을 뛰어넘는 장예모와 공리의 애절한 사랑이 담긴 '진용'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최민수와 김희선은 물론 성룡사단의 단골배우 노혜광과 '무사'에도 나왔던 우영광같은 배우들도 총출동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재미있는 요소를 모두 섞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아귀가 맞지 않아 삐거덕거리는 졸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실망스러웠던 것은 여전히 부실하고 어색한 헐리우드 흉내 내기다.
말뒷굽으로 적병을 패대기치는 장면은 비장한 전투에 걸맞지 않게 코믹하고, 스케일 큰 액션치고는 CG티가 너무 난다.(모든 것이 선명한 DVD로 보고 있자니, 그런 조잡한 화면이 너무도 구질구질하다.)
그것도 어쩌다 한 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구줄창 발길질을 해대는데, 도저히 헛웃음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실망스럽다.
사람과 말이 뒹구는 대규모 전투장면은 '글래디에이터'같은 작품들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하고,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을 화살장면도 우아함이 넘치던 '영웅'의 화살장면에 비하면 투박하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범'아시아표 블록버스터를 노린 작품치고는 이야기의 설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허술하고 무감각하다.
역사 왜곡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착각에 빠져있는 중화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면서 어떻게 아시아 시장을 노린다는 것일까?
고조선의 공주가 진시황에게 바쳐진다는 설정이 문제다. 마치 맥도널드가 야오밍(중국인 출신의 NBA스타)이 나오는 CF를 우리나라에서 방영하며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했던 것만큼이나 안일한 태도다.
문화유물 보존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일장 연설을 하는 잭(성룡)도 역사왜곡에는 할 말이 없었나 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김희선이 분한 옥수 공주다.
백성을 위해 몸 바친다면서 정혼자의 손길도 뿌리친 그녀가 뜬금없이 호위장군과 눈이 맞아버리더니, 빙빙 돌면서 춤을 추다가, 오랜만에 만난 잭이 몽이장군이라고 박박 우기더니 또 아니라 그러고 말이다.
-다행히도 '유령'에서 봤던 최민수의 국수주의적 카리스마는 이 작품에서도 짧고 굵게 빛난다.-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은 액션과 줄거리를 포함한 전체적인 설정들이 한 편의 허무개그같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