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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읽은 문장강화 ㅣ 이태준 문학전집 17
이태준 지음 / 깊은샘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통해 좋은 글을 쓰는 기본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말은 곧 마음’이라는 생각이며 글짓기는 곧 말짓기라는 것.
외래어, 한자어, 사투리의 남용은 피해야 하지만 적확한 표현을 위해서는 굳이 기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
묘사인 경우 풍부한 의음, 의태어를 많이 이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리 문장의 독특한 성향미를 살리는 것도 된다는 것.
서정문이 양보해서는 안 될 생명과도 같은 ‘아름다움’.
객관성, 냉정함만큼 중요한 신문 기사의 성격인 ‘신속함’-바쁜 독자들은 첫 부분만 읽고도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기행문의 친절함이 지나치면 안내문, 설명문이 된다는 것.
추도문은 반드시 (사람들을) 울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퇴고를 반복하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처음의 생각’.
그리고 저자의 설명보다 훨씬 풍부한 예문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대문호 안톤 체홉이 누이에게 보낸 편지를 예로 들면서 쉬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렇듯 8할 분량의 예문을 채우고 있는, 저자가 쓴 2할의 설명도 간결하고 명료한 명문들이다.
이토록 친절하고 상세한 문장교본이 단 9회에서 연재가 중단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아쉽다.
간혹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저자의 단호한 태도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이는 ‘교본’을 쓰기 때문에 융통성(예외)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