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비밀 - 독일 최고의 비밀 정보요원이 알려주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 비법
레오 마르틴 지음, 김희상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나이프로 빵을 자르는지 사람을 해치는지... 장비는 가치 중립적이라느니... 결국 이 책도 진정한 '관계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밀과 비법은 상식과 기본에 다를바 없다.
상대방을 포섭하기 위한 첫번째 요건은 상대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한다는 식이다.

상대 무리의 패션과 말투를 따라하고, 상대방이 목적을 이루도록 도와줘라, 봉사에 댓가를 바라지 말라, 친구가 되어줘라...

장난인가 싶을 정도로 케케묵은 조언들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불평을 하고 비난하더라도 평전심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식의 조언은 굳이 정보기관 출신의 스파이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말들이다.

 

절대로 돈으로 인간 관계를 사지 말라는 조언이라니... 첩보원의 세계에서는 통하는 진리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Money talks'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물질적이다. 수백억원대의 산업 스파이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겠는가? 인간적인 친분 때문에?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중2병 걸린 조언들과 허세스러운 충고들로는 영화와 인터넷에 익숙하고, 물질만능주의에 찌들어 있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역부족이다.

목표를 잘게 나누어서 단계적으로 실행하라, 자신의 목표를 자주 되뇌이면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라, 상대방의 취미와 자녀 등에 관한 세심한 정보를 수집하라, 상대의 이름을 불러줘라는 식의 내용은 이미 수많은 책에서, 수없이 언급한 법칙들이다. 하도 많이 떠들어서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말처럼 누구나 알지만 실행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그런 관용구에 불과하다.

 

어쩌면 영화 '스파이 게임'의 브래드 피트처럼 무작위로 찍은 아파트에 올라가 차를 얻어마시며 베란다를 내다볼 정도의 테크닉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판타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보기관출신과 정보원 포섭임무를 맡았었다는 이력을 팔아먹을 정도의 작가라면 기존의 인간관계 서적들과는 좀 다른 내용을 꺼내 놓을 줄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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