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어를 고발한다
최용식 지음 / 넥서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는 한때 ‘Humanism thru Digital’이란 슬로건 때문에 SBS의 뉴스를 보는 것을 고문처럼 느꼈다고 한다. 정말 과장이 심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식의 호들갑스러운 표현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이 유익한 사람의 허풍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슬로건의 지뢰밭 삼성전자’, Drive your way라는 슬로건을 들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창피하다는 말...
기업과 정부의 콩글리시 사례들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저자의 문장들을 읽다보면 가히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부를 만 하다.

저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특히 서울시의 슬로건인 ‘하이 서울’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슬로건과 비교하는 등 여러 번 반복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슬로건이 그만큼 한심하고 말도 안돼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국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변두리의 중소도시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첫 번째 도시 서울이 슬로건이 이런 수준이라니 말이다.

이밖에 GS그룹의 로고가 달랑 S자 하나만으로 엉성하게 만들어진 뒷이야기도 재미있고, 공공부문의 불필요한 영어 표현이 판치는 이유는 정책의 과대포장과 정당성 확보라는 날카로운 지적도 인상적이다.

왜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회사들은 TV나 냉장고, 휴대전화를 팔면서 ‘human’이나 ‘가족’이나 하는 표현들을 들먹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은 개인적으로 아는 외국인들한테도 종종 듣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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