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확실히 존 그리셤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소개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여전히 존 그리셤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뭔가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소환장'에서 볼 수 있는 이국적인 밀림의 풍경, '크리스마스 건너뛰기'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가족애... 그리고 이 작품 '브로커'는 마치 첩보스릴러와 이탈리아 관광기를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다.
이탈리아의 외딴 도시에 홀로 떨어진 주인공 백먼은 끊임없이 뒤를 살피면서도 이탈리아어와 생활습관을 배우고 이국적인 음식들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낸다.

존 그리셤은 두 페이지에 걸쳐서 중세 이탈리아 때 세워진 탑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하거나 이탈리아의 대성당 같은 각종 유물들을 소개하면서 도망자의 유럽생활 적응기를 펼쳐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의 법정 스릴러에서 느낄 수 있었던 긴박감 넘치는 대화 장면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은 조금 퇴색된 느낌이다.

'소환장' 이후 이런 스타일의 여유 넘치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도 꽤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 기행문보다는 워싱턴과 백악관, 전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FBI와 CIA의 이야기에 무게중심을 두었으면 하고 바랬다.

존 그리셤은 '브로커'에서도 여전히 간결한 문체와 템포 빠른 전개를 통해서 스마트한 주인공들의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을 펼쳐 보인다.
하지만 역시 곳곳에 끼워져 있는 이국적인 경험담은 작품 전체에 흐르는 긴장감을 조금씩 희석시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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