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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녀석들
피셔 스티븐스 감독, 앨런 아킨 외 출연 / 나연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예전에도 잃을 것 없는 은행 강도 노인들을 다룬 영화나 마지막 임무를 앞둔 노인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많았다.
노년의 회한을 그린, 흔해빠진 영화들 중의 한 편인 이 작품이 관객의 눈물을 쏙 뺄 수 있는 이유는 알 파치노와 크리스토퍼 월켄같은 훌륭한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젊은 시절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던 그렁그렁한 눈빛의 알 파치노는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다. 금속성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내뱉는 그의 대사들에는 죽음이 머지 않은 노인의 회한과 쓸쓸함, 간절함이 담겨 있다.
알 파치노와 대비되는 캐릭터의 크리스토퍼 월켄도 평소에 보여주던 강렬한 성격 연기가 아닌 쓸쓸함과 적적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연기를 보여준다.
23년만에 출소해서 죽음을 앞에 둔 노인과 오랜 친구들 처리해야 하는 노인, 병에 걸려 양로원에서 시들어가던 세 친구는 스무살 시절에나 가능할 것 같은 일탈을 감행한다.
(부럽다 친구야. 쩝...)
줄거리야 '헤롤드와 쿠마'같은 코미디 영화가 생각날 정도로 억지스럽고 뻔하지만, 묵직한 노장 배우들의 선보이는 썰렁한 농담과 어설픈 몸개그를 보다보면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터져나올 것 같다.
허세와 억지가 가득한 이 평범한 작품이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온전히 노장 배우들의 멋진 연기 덕분이다. 식상한 개그도, 멋없는 똥폼도 그들이 했기에 멋질 수 있었던 작품이다.
(허세 한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