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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재테크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 금융회사에 속지 않는 재테크 심리학
구본기 지음 / 라이온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나온 심리학 법칙들이나 경제 이론 등이 그닥 새로운 것들은 아니다. 책 좀 읽었다거나 잡지 좀 구독했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내용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식상한 지식들을 제법 정성스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시중에 널려있는 대부분의 재테크 책들이 그저 닳고 닳은 이론들을 그럴듯하게 늘어놓기에 급급한 나머지 독자의 이해나 내용의 효용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에 비하면 꽤 진실된 책이다.
첫 장의 앵커링 효과에 관한 내용에서도 이런 장점들이 잘 나타난다.
다른 저자였다면 그저 앵커링 효과에 대한 설명과 어디서 베낀듯한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화장품 회사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비싼 화장품이 피부 깊숙히 들어가 인체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제품이라면 의약품으로 관리되었을 것이라면서 화장품 광고의 앵커링 효과를 설명한다.
'개'를 '사자'로 이름바꾼다고 해서 '사자'가 되지 않는 것처럼 세일즈맨을 컨설턴트라고 불러도 세일즈맨일 뿐이라는 문구나 금융 기사의 성공담들이 얼마나 허황되고 과장됐는지 꼬집는 내용들은 왠만한 소설보다 재미있다.
특히 '이야기꾼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표현은 기가막힌 명언이다. 많은 이야기들이 단지 우리가 믿고싶다는 이유만으로 진실이 되곤 한다.
이밖에 소개되는 잡다한 사례들을 꼭 알아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온갖 감언이설과 그럴듯한 이론, 현란한 작업질로 무장한 재테크 전사들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그래도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나 뉴턴의 투자 실패, 벌거벗은 임금같은 사례는 너무 식상하고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