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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스톰
원금린 감독, 유덕화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10월
평점 :
홍콩 영화는 언제까지 아시아의 변방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새로움과 발전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계속 한류와 헐리우드에 밀려 자기복제만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21세기들어 '무간도'같은 걸작이 나오면서 홍콩 영화가 부활하는가 싶더니, 명배우들을 출연시킨 장난같은 CG무협영화와 헐리우드와 한국의 작품들을 베낀 짝퉁들이 쏟아져 나온다.
'파이어 스톰'은 서정정인 멜로물같은 때깔 좋은 화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범죄가 터지고 악명높은 범죄자와 갖 출소해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출소자, 인간미 넘치는 정의경찰과 정보원들이 서로 얽혀들기 시작한다.
경찰 영화다운 반전과 반전이 이어지고, 때깔좋은 고급양복과 비장한 클래식 음악이 등장한다. 총기의 섬광이 번쩍이고, 튀지않는 CG가 도배된다. 하지만 좋은 것도 어느 정도지, 360도 돌아가며 폭발하는 차는 도대체 몇 대이고, 유덕화는 몇 번이나 폭발에 날아가는지... 제목 참 잘 지었다.
(변치않는 홍콩 영화, 변치않는 매부리코, 변치않는 핸섬함)
누가 정의인지,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영화 속 홍콩은 90년대의 작품들을 보는 것 같다. 당시에는 97연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인들의 불안한 심리가 깔려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는데, 여전히 홍콩인들의 마음은 혼란스러운 것인지... 아님 경찰 영화가 다 그런 건지...
초반의 시가전은 누가 봐도 '히트'의 도심 총격전과 '미션 임파서블'의 장면들을 그대로 베꼈다. 등장 인물들의 복장과 몸짓, 총기의 소리 등 너무 흡사하다.
예전에는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었던 홍콩 영화는 이제 걸핏하면 어설프게 헐리우드의 최신 액션을 베끼거나 국내 조폭 영화들처럼 으리으리~하는 칼부림을 일삼는다.
하긴 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이니.
식상한 줄거리와 익숙한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유덕화의 이름값에는 부끄럽지 않은 재미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