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을 스카우트 한다
유순신 지음 / 더북컴퍼니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그리고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매력, 수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보람을 느끼고, 김대중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식사를 하고...
그러면서 '내가 직업 하나는 잘 골랐다.'면서 뿌듯해한다.
이쯤 되면 독자로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그렇게 살고 싶다면 나도 반드시 성공해야 하나 하고 말이다.

저자의 자화자찬은 계속 이어진다.
새로운 회사를 시작할 때 들어오던 엄청난 화환들과 주변의 도움, 자신은 영업을 하지 않는 명품주의를 지향한다는 다짐,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유사장은 사람 갖고 장난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쏟아지던 칭찬,(굳이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서 써놓은 것이기에 더욱 민망하다.) 평범한 어머니를 둔 사람들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현명하고 지혜롭게 앞날을 제시해주는 어머님, 여성과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자신의 강연 등.
상하이에서의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흐뭇한 마음으로 회고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이 '얼짱CEO'로 뽑혔다고 하면서도 과연 '얼짱CEO'라는 타이틀이 업무와 생활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국 이 또한 자화자찬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유명한 CEO들은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다고 칭찬하는데, 과연 그들이 전날 밤 늦게까지 야근을 했는지 궁금하다.
우선순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직장에서 잡다한 업무에 휩쓸려야 하는 말단 직원들에게 어느 정도 소용이 있는 충고인지도 궁금하다.

물론 유용한 내용도 많이 있다.
여자 직원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꿔야 하는 이유, 영업과 접대는 별개의 문제라는 신념, 우수인재에 대한 합당한 보상의 중요성, 경력관리를 몸만들기에 비유한 점...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자서전도 자기계발서적도 아닌 애매한 성격의 책이다.
'성공 제안'을 기대하던 독자들은 한참동안 저자의 경험담을 들어야 한다. 반대로 저자의 드라마틱한 성공담을 기대하던 독자들은 다소 미진한 인생 이야기들 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큰 아쉬움은 CEO들과 임원들의 이직과 스카우트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저자가 어떻게 원만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야말로 이 시대의 직장 맘들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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