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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최후의 14일
요아힘 페스트 지음, 안인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전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홀수 장은 히틀러 최후의 날, 짝수 장은 시대적 배경과 히틀러라는 인물에 관해 나와 있다.
짝수 장들은 히틀러라는 독재자가 등장할 수 있었던 사회적, 역사적 배경, 히틀러의 성공과 몰락에 관한 짤막한 언급, 이탈리아 무솔리니와의 그릇된 동맹 등이 주된 내용이다.
또한 저자는 흥미위주의 2차 대전 서적에서 읽던 내용과는 다른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히틀러의 등장은 독일 역사에 있어서 필연적인 결과로 일종의 '파국'이라기보다는 '일관성'의 측면에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들이 '히틀러'를 이해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소 분량이 얄팍해지더라도 히틀러의 마지막 14일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다면 더욱 읽을 만했을 것 같다.
히틀러가 생전에 저질렀던 끔찍한 재앙들에 비하면 그의 죽음은 지나치게 평온한 편이다.
하지만 한 인간의 죽음에서 오는 처연한 감정은 어쩔 수가 없다.
한 인간으로서 흔들리는 의지, 나약한 모습, 그리고 수습할 수 없는 주변의 상황; 몰락의 와중에서도 계속되는 권력다툼, 부하들의 계속되는 배신에 낙담하고 분노하는 히틀러의 절망...
개인적으로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소련군의 포위를 가까스로 뚫고 부상을 입으면서까지 비행해 온 그라임 장군이 나오는 부분이다.
하지만 몰락에의 의지, 바그너적 요소라는 그럴듯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라는 인물은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인류의 대재앙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