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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dts] - 골든 하베스트 콜렉션
왕정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확실히 김용의 작품들은 위대하다. 중국학교의 교과서에 사용되는 것 이상으로, 대학생의 논문 주제가 되는 것 이상으로 가치 있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그 위대함은 너무나 큰 짐이다.
김용의 소설들을 영화화한 작품들 중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았던 영화가 없었다.(원작소설 '소오강호'의 일부를 멋지게 재구성한 '동방불패' 정도가 예외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 '의천도룡기' 또한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 장무기가 주먹으로 쏘아대는 장풍은 '우뢰매' 수준이고, 고수들이 구사하는 무공은 필름을 빠르게 돌리는 수준이다.
공격당한 사람들이 입에서 뿜어대는 피분수는 주성치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특히 '당백호 점추향')
게다가 관객을 황당하게 만드는 어울리지 않는 개그란...(아침에 텐트(?)를 쳤다고 좋아하는 장면)
이 작품도 결국 원작의 감동과 묘미를 1/100조차 담아내지 못했다.
정신 없이 날아다니기만 하는 스타일의 액션은 이연걸의 경이로운 무술실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
'황비홍'에서 중국무술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제대로 보여줬던 서극 감독이 본다면 땅을 치며 아쉬워 할 것 같다.
그나마 조악한 특수효과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하는 것은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타격음과 배경음악이다.
그리고 배경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중국 대륙의 장엄함과 웅장함이 눈요기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