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는 덫을 놓지 않는다
시드니 셀던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흔에 가까운 나이, 불편한 거동 때문에 시드니 셀던은 구술을 하고 비서가 타이핑을 하는 식으로 집필활동을 한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라도 여전히 왕성한 필력을 과시하는 작가의 재능과 투혼이 놀랍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 작품들을 읽다보면 시드니 셀던의 작가적 재능 또한 그의 육체적 능력처럼 쇠락한 것이 분명하다.
이 작품은 마치 시드니 셀던의 작품을 섭렵한 독자가 팬픽션을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상류사회의 음모와 배신보다는 거대기업과 두 여인의 추격전을 주요 소재로 다룬 이 작품은 몇몇 단점들이 확연히 보인다.
몇몇의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초반의 이야기 전개는 좀 혼란스러울 정도다.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이야기, 이 사람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뒤섞이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화려함, 두 주인공 간의 극단적인 성격대조, 빼어나게 매력적인 미남 미녀들은 시드니 셀던의 변치 않는 공식이다.

구글, 일회용 휴대폰, 소프라노스 등 최신의 유행거리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역시 너무 뻔한 이야기다. 킬러들에게 ?기는 주인공이 화재경보기를 울려서 탈출하는 식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시드니 셀던의 중독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