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 Ⅳ : 문도
이동승 감독, 고천락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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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나 '영웅본색'같은 기존의 작품들에서 흔히 봤던 설정들이 난무하지만, 그리고 너무 뻔한 줄거리와 뻔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상투적인 전개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문도’의 무게감을 다르게 한다.(물론 그 실화에 많은 과장과 멋을 덧칠했겠지만.)

그리고 임무와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를 행동하게 만든 것이 정의감이나 충성심이 아닌 개인적인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점이 식상하지만 여전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다른 범죄 영화와는 달리 마약의 유통과 판매, 중독에 관한 내용이 꽤 깊이 있게 묘사된다.

이렇듯 많은 면에서 기존의 홍콩 느와르와 다르지만 영화 자체가 갖고 있는 재미만큼은 확실하다.


장국영, 주윤발 등과 함께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유덕화는 이미 대배우가 된 것 같다.

그의 흰 머리와 피곤한 눈빛에서 신장병에 시달리면서도 병원과 공장을 들락거리며 손수 일처리를 해야 하는 마약조직 두목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마치 '소프라노스'의 토니처럼 점점 불량해지는 자식들과 조직력을 모으기 위해 늘 노심초사해야 하는 보스의 피로감이 엿보인다.

몇 천만 더 벌면 마약 일을 때려치울 생각도 갖고 있지만, 일단은 지금은 사양화되고 있는 자신들의 사업과 경찰의 감시에 노심초사하며 애쓰고 있는 형편이다.


린쿤은 사람들이 왜 마약을 하냐는 질문에 단지 수요와 공급의 문제일 뿐이라며, 자신이 광고하고 권한 적은 없다고 항변하는데, 악당이라기보다는 먹고 살려고 직업 전선에서 뛰어다니는 생활인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냉혹한 눈빛을 드러내는 연기는 유덕화의 전매특허와도 같다.(‘용재변연’같은 예전 작품에서도 소름끼치도록 멋진 그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문도'에서도 순식간에 상대방을 얼려버릴 것만 같은 유덕화의 싸늘한 눈빛을 감상할 수 있다.


홍콩 영화는 확실히 예전의 영광을 잊은 지 오래지만, 아직도 유덕화나 양조위같은 대배우들이 버티고 있고 실력있는 젊은 배우들과 훌륭한 작가와 감독 등 제작진이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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