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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300
김성종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흑수선’은 이 작품이 두 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원작 ‘최후의 증인’을 읽고 나니까 영화의 어설펐던 점들이 대부분 이해된다.
여주인공은 영화에서처럼 우아하게 수녀로 늙지도 않고, 오형사도 매끈하고 날렵한 청년형사가 아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사연을 안고 있으며 적절한 개성을 보여준다. 작품에서는 한국적인 느와르의 분위기까지 풍긴다.
‘흑수선’이라는 최악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사람들에게 ‘최후의 증인’을 추천해주고 싶다.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과 스릴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 구조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작품을 읽는 느낌일 것이다.(영화는 원작의 기본적인 설정과 등장인물들만을 빌려왔을 뿐이다.)
6.25전쟁 당시의 비극, 수십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악연의 사슬... 이런 눅눅하고 기분나쁜 분위기가 휘발되어버린 영화에서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작품을 정말 제대로 만들고자 했다면 두시간짜리 영화가 아니라 10부작 정도의 미니시리즈로 제작했어야 했다.
간혹 ‘대부’의 경우처럼 100% 완벽한 소설이 120% 완벽한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후의 증인’과 ‘흑수선’의 경우처럼 100% 완벽한 소설의 매력을 1%도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