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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ㅣ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4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존 그리셤이 좌충우돌하던 초창기 시절의 작품들, 약간은 이색적이고 어딘가 매끈하지 못한 ‘타임 투 킬’,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같은 작품들의 어색함에서 벗어나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집필한 작품이다.
이후의 ‘레인 메이커’, ‘거리의 변호사’와는 달리 약간 식상한 느낌도 군더더기도 보이지 않는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항상 대기업과 관료조직으로 대표되는 강자에 대항하는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그리셤의 작품답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결손가정의 소년과 내세울 것 없는 아줌마 변호사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몇 타래의 음모가 얽히고설키지만 결국에는 정의가 조그만 승리를 거둔다.(그리셤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다. 통쾌하게 한 방 먹이는 것이 아니라, 그럭저럭 균형을 맞추는 수준의 정의를 실현한다.)
증인보호프로그램에 의해서 서로 헤어지게 되는 마지막 장면까지 읽고 책을 덮으면, 참으로 미국적인 스타일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아줌마와 소년이 진실한 친구가 되어 서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우정을 나눈다.
이별의 순간에도 미련을 남기기보다는 서로의 행운을 빌어주며 쿨(cool)하게 헤어진다.
‘의뢰인’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간결하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약하긴 하지만 바보스럽지는 않은 두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존 그리셤의 작품들 중 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