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
김현정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메트로 DVD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한석규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평했다. 늘 지친듯한 표정의 차분한 연기 말이다. ‘쉬리’, ‘텔 미 썸딩’ 계속 그런 모습을 보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매너리즘이 아니라 한석규의 스타일일 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중간첩’을 보고 나니 한석규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다.
그토록 작품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한석규가 어째서 이런 영화에 출연했을까?

감독은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처럼 냉전시대에 희생당하는 한 남자의 비극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있고 삐걱거린다.
제목부터 왜 ‘이중간첩’인지 모르겠다. 림병호가 한국과 북한 양쪽에서 버림받기는 하지만 결코 이중간첩이 아니다.

여주인공역을 맡은 고소영의 연기는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OK사인을 외쳤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시종일관 뻣뻣한 자세와 말투... ‘8월의 크리스마스’, ‘텔 미 썸딩’에서 한석규와 호흡을 맞췄던 심은하였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폭과 코미디가 판치는 충무로에서 이토록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를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감독을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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