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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길 1.2.3 - 세트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정말 ‘연탄길’은 베스트셀러가 될만한 조건들을 두루 갖춘 책이다. 짧고 평이하게 서술되는 에피소드들을 읽어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이 흐르곤 한다.
하지만 저자가 되풀이해서 강조하는 것처럼 ‘연탄길’의 이야기들이 전부 실화일까?! 아무리 믿으려고 해도 도저히 실화같은 이야기들이 아닌 것 같다.(그렇다면 결국 작가가 애써서 강조하는 실화라는 것도 고작 작위적인 단어들로 만들어진 감동들뿐이란 이야기이다.)
만약 실화라고 한다면 너무나도 기괴스럽고 무섭기까지 하다.
병으로 죽어가는 딸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먼저 죽었다는 거짓말을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라던가 죽은 딸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서 입을 맞추고 안고 자는 부인의 이야기는 SBS의 ‘토요 미스터리극장’에나 나올 법한 기괴스러운 이야기들이다.
자식의 도벽을 고치기 위해서 먼저 도둑질을 하고 감옥에 가는 아버지와 사고로 불구가 된 딸을 이해하기 위해서 목발을 하고 다니는 아버지의 이야기 또한 터무니없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한 감동을 느낄 수 없는 요즘의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이러한 조작된 감동들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