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발 4시50분 - 추리문학 1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 자유문학사 / 1993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게 시작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걸작이다. 스쳐지나가는 기차의 창문을 통해 목격한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유산을 둘러싼 가족들간의 갈등은 케케묵은 설정이지만 짜임새있는 추리를 쫒아가다 보면 그런 것은 생각할 틈이 없다.

확실히 이 작품에서도 범인을 짐작할 수 없었다. 수십권의 추리소설을 읽은, 닳고 닳은 추리광인 나는 ‘틀림없이 A, B, C, D 이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범인이 아닐 것같은 A와 D가 유력하다. 뻔한 설정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 F가 범인이었다.(개인적인 수준의 문제일까? 엘러리 퀸의 작품들은 추리의 과정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둔감하기 때문일까?)

‘패딩턴발 4시 50분’를 읽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천재성에 또 한번 감탄했다. 그녀의 작품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널리 읽히는 것은 이 작품에서처럼 전형적인 이야기구조를 살짝 비틀 수 있는 재능, 독자의 예상을 약간만 빗나가게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수많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절반 정도밖에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맙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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