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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2
오우삼 감독, 주윤발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봤으면서도 가장 싫어하는 속편이 ‘영웅본색2’다.
오우삼 감독은 스스로 전편의 성공에 도취되었는지 이 작품에서 홍콩영화의 한계와 문제점을 모조리 보여준다. 이런 나쁜 버릇은 이후의 다른 홍콩영화들이 그대로 답습한다.
전편에서 한마디 언급도 없던 소마(주윤발)의 쌍둥이 동생을 등장시키는 것도 지나친 억지인데다가 마지막 저택에서의 총격전 장면도 황당할 정도다. 주인공들이 총만 갈겨대면 에프킬라에 날파리들 떨어지는 것처럼 우수수 쓰러지는 악당들, 전편의 성냥개비 씹는 장면에 이어 라이터 가스를 마시는 장면도 좀 유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이유는 홍콩영화 사상 최고로 애절한 죽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총에 맞은 장국영이 전화박스에서 죽어가며 방금 아기를 낳은 부인과 마지막 통화를 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엉성한 줄거리와 과장된 액션이지만 여전히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그 무엇이 남아있는 걸작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