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교수의 생활 1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편집광적일 정도로 질서정연하고 논리적인 삶을 사는 교수가 있다. 유교수는 길을 걸을 때도 철저히 신호를 지키고, 좋은 전갱이와 무우를 고르기 위해 한참을 고민한다. 9시 정각이면 잠자리에 들고 운전학원에서도 교재의 원칙대로 배우다가 선생의 인내력을 폭발시킨다.

이렇듯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유교수의 잔잔한 일상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다.
‘천재 유교수의 생활’에는 야마시타 카즈미 작가의 진지한 고민이 엿보인다. 일상적으로 보이는 몇가지 설정을 던져놓고 그럴듯한 말장난으로 일상을 그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교수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적인 삶’에 관해서 한번씩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왜 아줌마는 그렇게 ‘아줌마스럽게’ 우악스러운지, 밤거리의 취객은 왜 그리 술을 마셨는지, 폭주족 학생은 왜 그리 요란한 차림새인지, 버스에서 만난 노인은 왜 그리 말이 많은지...
어려운 고민이 필요한 질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볼 것들이다.

감명깊게 읽은 ‘마스터 키튼’, ‘겨울이야기’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속이 알찬 단단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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