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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6
하라 히데노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하라 히데노리의 ‘겨울 이야기’는 실제로 재수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한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재수 또는 백수생활을 경험한 독자들이라면 단순한 재미를 넘어 감동과 슬픔까지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인생낙오자들의 심리와 상태를 섬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지나치게 담담한 묘사 때문에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하라 히데노리 작품의 주인공들에게서는 진한 동질감과 동정심을 느낄 수 있다.
과장된 일상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일부 독자들은 ‘겨울 이야기’의 너무나 뻔한 구성을 타박할 수도 있을테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실제 인생에는 드라마틱한 역전도 없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의 반전도 없기 때문이다.
커다란 불행에 아파하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조그만 행운에 그나마 기뻐하며 다소 안도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체념하면서 살아간다. 가끔은 자포자기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말이다.
결국 ‘겨울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그만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거창할 것도 없는 작품의 결말이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