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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 17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초밥요리사들은 밥쪼가리(!?) 하나에 마치 자신의 혼이라도 불어넣으려는 듯이 최선을 다한다. 더 좋은 맛과 먹는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해서 말이다. 재료 하나하나를 고르는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것을 다듬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초밥을 쥐는데 있어서도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소중하게 다룬다.
그저 한순간에 입안에 들어가 씹어삼킬 밥쪼가리인데, 그토록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노력하는 모습은 마치 전국시대의 사무라이들을 보는 것 같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있는 칼을 손질하는데 조금도 허술함이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말이다.
누군가 프로는 아름답다고 한 적이 있는데 ‘미스터 초밥왕’에서 보여지는 요리사들의 모습은 프로의 모습을 넘어선 장인(master)의 솜씨와 자세들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요리사들이 그들의 이런 자세를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이유로 일찍 가게문을 닫는, 그런 자부심같은 것들 말이다.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칠 정도로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많은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17권에 나오는 신일군의 독백부분이다. 초밥요리사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다른 세명의 사람들은 각자 가족과 친구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떠들썩하게 점심을 먹지만, 신일은 오는 사람없이 “식당에 가서 카레나 먹을까”하는 장면이다. 그는 “혼자서도 괜찮아. 익숙해져 있으니까”라고 속삭이는데, 너무 쓸쓸하고 안됐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