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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홍(黃飛鴻) 3 - 사왕쟁패
서극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1편의 신선함, 2편에서도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보여줬던 ‘황비홍’ 시리즈는 3편에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 아슬아슬하게 ‘도약’와 ‘비행’을 혼돈하던 와이어 액션을 보여주던 황비홍도 3편에서는 노골적으로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황비홍의 아버지와 대결하는 도깨비발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들보와 기둥에 매달려 붙어다닌다. 마치 스파이더 맨처럼 말이다. 패싸움을 막는 황비홍도 겉옷을 벗어 휘두리기만 하니까 주변의 싸움꾼들이 어이없이 떨어져나간다. 도깨비발과 황비홍의 대결도 마치 춤추는 것 같은 느낌을 날아다니기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은 액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의 액션이 무도가들의 대결이 아니라 ‘사왕쟁패’라는 사자왕 쟁탈전이라는 것이다. 몇몇이 팀을 이뤄서 사자탈을 쓰고 탑의 사자왕패를 탈환하는 것이다. 초반 황비홍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것 같았던 도깨비발은 중간에 부상을 당한 뒤 뜬금없이 황비홍의 제자가 되어 버린다.
맥빠진 액션 덕분에 마지막에 사자왕패를 들고 관료들을 향해 훈계하는 황비홍의 멋진 모습도 그리 진지해 보이지가 않는다.
그리고 국내판에 왜 일본어, 스페인어 자막까지 들어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자막 좀 몇 개 빼고 가격을 좀 내릴 수는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