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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S.E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조엘 코엔 감독, 스티브 부세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영화 '파고'는 저렴한 출연료의 재능있는 배우와 감독의 뛰어난 능력만 있다면 그리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이토록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 않아도 이리저리 꼬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멋진 솜씨를 보이는 코엔 형제의 최고 걸작이라고 할만하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시작하는 천연덕스러운 거짓말부터가 코엔형제의 유머를 잘 나타내준다. 이후 이어지는 꼬이고 꼬이는 이야기는 배우들의 개인기나 설정으로 웃기는 영화들과는 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자신이 디자인한 우표를 투덜대면서 밤에 출동하는 만삭의 아내를 위해 계란후라이를 해주는 남편, 시종일관 쫑알대다가 결국에는 불쌍한 최후를 맞는 칼,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꼬여만 가는 사건에 발을 동동 구르는 제리, 그리고 옆집 아줌마처럼 친구의 인생상담을 하기도 하고 속상해하는 남편을 다독이기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갖고 있는 만삭의 경찰서장 마지 등 모두들 가만히 뜯어보면 너무 재미있고 웃음이 나온다. 문제는 사람이 죽어가고 총질에 피가 흐르는데도 웃기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유머는 끝까지 변치 않는데, 범인을 체포한 마지가 호송하는 경찰차 안에서 "착하게 살아야지. 죄를 지으면 안돼지"하면서 듣지도 않는 범인에게 말하는 장면은 '어떻게 저런 동네 아줌마같은 사람이 범인을 잡았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