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올리버 스톤 감독, 마이클 더글라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거물과 풋내기의 이야기였던 전편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물 간 거물과 무서운 신예의 이야기다.
8년의 형기를 마치고 돌아온 고든 게코는 8년 동안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면서 조용히 지내고 있는 중이다.(불쌍했다. 우리나라의 거물이었다면 몇 달 뒤에 대충 대통령 특사로 나왔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의 딸 위니 게코와 결혼을 앞둔 제이콥 무어는 게코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는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것 같았던 2008년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온 몸으로 겪는다. 아들의 충고에도 아랑곳없이 부채를 통해서 부동산을 늘려가던 제이콥의 어머니가 대표적이다.
탐욕의 화신이었던 고든 게코는 개과천선해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강연에서 "탐욕은 좋은 것"라고 했던 자신의 말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를 강하게 설파하기도 한다.
제이콥은 자신이 아버지처럼 따랐던 보스 자벨을 자살로 내 몬 제임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든 게코의 도움을 받는다.
돈에 대한 욕망에 찌들었던 인간도 가족애를 통해서 인간성을 회복하며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렇게 끝나면 올리버 스톤의 작품이 아니다.
그저 그런 복수담과 관계 회복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뻔한 속편은 후반부로 가면서 반전이 펼쳐진다.
"탐욕은 합법이다"라고 말하는 고든 게코를 보면 돈 앞에서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머니 네버 슬립스’는 전편에서와 똑같은 결말로 끝을 맺는다.
"한 마리는 죽지만 무리는 결코 죽지 않는다.
그것도 죽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뿐."

(팽팽한 긴장감은 별로...)
주인공 마이클 더글라스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고든 게코를 자본주의의 영웅처럼 생각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전편의 결말에서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고, 죗값을 치렀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속편을 보면 고든 게코는 틀림없이 탐욕의 신이며 자본주의의 영웅임이 확실하다. 평범한 일반인이 동경하는 꿈속의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