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에서 쫓겨난 데유는 인신매매단에게 잡혀갈 뻔 하다가 사님이라는 청년의 도움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사님과 친구들은 소중한 사람들을 납치당해서 납치조직에 대한 복수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무리에 합류해서 취권을 배우게 되는데... 확실히 줄거리는 7~80년대의 홍콩 무협영화와 별다를 바 없다. 하지만 액션만큼은 21세기 스타일에 걸맞게 빠르고 화끈하다. '옹박'과 '초콜릿'의 감독 프라차야 핀카엡과 지자 야닌이 다시 만난 '레이징 피닉스'는 확실히 전작들보다 못하다. 쌍팔년도 내음 물씬 풍기는 손바닥만한 선글라스의 패션도 그렇고, 와이어 티 풀풀 나는 액션, 과장된 음향효과들도 조악한 편이다. (쌍팔년도 내음 물씬~)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듯한 현란한 몸동작, 허공을 가르는듯한 날라차기 등에는 헐리우드의 매끈한 액션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는 날 것의 재미가 충분하다. 와이어의 도움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녀 주인공 둘이 함께 펼치는 신기에 가까운 푸쉬업 자세도 볼 수 있다. 취권과 무에타이, 브레이크 댄스가 섞여있는 액션장면들도 꽤 흥미진진하다. 비록 엉성한 줄거리나마 중간에 나름대로 멋진 반전도 있다. 무엇보다도 아담하고 연약해 보이는 여주인공의 몸으로 그 모든 액션들을 소화해낸다는 것 자체가 이미 훌륭한 볼거리다. 발이 땅에 닿을 틈도 없을만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쏟아내는 펀치와 킥은 요즘의 성룡과 이연걸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명장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