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라고 하기에는 결정적으로 웃긴 장면들이 부족하고, 액션영화라고 하기에는 화끈함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냥 가벼운 시트콤을 보는 기분으로 감상한다면 유쾌한 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두 명의 헐리우드 톱스타를 보고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안드로메다로 막 날아가 버리는 줄거리도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주름살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훈훈한 톰 아저씨) 톰 크루즈 특유의 어수선한 연기는 80년대의 '탑 건'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드레날린 과다의 첩보원과 매끄럽게 잘 어울린다. '미션 임파서블'에서의 한없이 진지한 이단 헌트 역할을 스스로 패러디한 것처럼 마음껏 오두방정을 떨어대는 것이 심지어는 귀엽기까지 하다. 진지한 작품들을 주로 찍어온 제임스 만골드 감독의 코미디도 그닥 불평거리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코를 찡긋 이며 환하게 웃어봐도 눈 옆의 주름살은 어쩔 수 없이 자글자글한 것은 좀 거슬린다.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훨씬 더 멋진 작품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해운대'같은 영화에서는 설경구와 하지원도 커플이었는데 말이다. (아니면 하다못해 여주인공만이라도 좀 더 어린 배우로 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카메론 디아즈에 악감정은 없지만 나날이 얼굴이 노후해지시는 것이... 시종일관 귀여운 척 과장된 표정을 지어대는 모습이 좀 안쓰럽기까지 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같은 작품이 20년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불과 몇 년 전 '미녀 삼총사'의 상큼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