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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 콘서트 - 스토리텔링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는 ㅣ 회계학 콘서트
하야시 아쓰무 지음, 박종민 옮김, 김항규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문제는 '스토리텔링'이다.
일본책들의 문제이기도 하고, 경영경제분야 책들의 문제이기도 하고, 거의 모든 비소설 분야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스토리텔링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는'이라는 문구를 달고 있지만 그 스토리텔링이 문제다.
왜 일본인 저자들의 책들은 하나같이 그냥 설명만 하지 못하는 것일까.
결혼, 투자, 여행 등에 관한 실용서적들은 하나같이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 주인공이 어떤 일을 겪으면서 하나씩 배워나가는 구성이 천편일률적이다.
이 책에서도 경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유키가 돌아가신 아버지 회사의 사장이 되고, 안팎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아즈미 교수에게 회계를 배워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손익계산서를 온도계의 눈금에 비유한 그림 같은 경우는 그나마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거창한 광고와 그럴듯한 표지문구들로 인한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관리회계에 관한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회계학 초보들에게는 굉장히 유용하고 필요한 내용일 것이다.
하지만 그냥 도서관에 가서 회계원리 전공서적을 몇 장 들춰보거나 아니면 인터넷으로 20~30분 검색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이렇게 번거롭게 읽어서 익혀야 하는 건지 의문이다.
앞표지에 거창하게 박혀있는 '1평짜리 구멍가게와 100평짜리 레스토랑 어느 쪽이 돈을 더 많이 벌까?'라는 문구도 한계이익과 고정비 등 뻔한 답변과 식상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아니면 제품의 종류를 정한 뒤 (샤넬처럼) 브랜드가치를 높이라는 케케묵은 조언을 일삼는다.
게다가 너무 다양한 제품의 종류와 브랜드를 문제 삼는 것은 비록 맞는 말일지라도, '롱테일의 법칙'이 유행하는 요즘에는 너무 무심한 조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소녀의 뒷모습과 노파의 옆모습으로 보이는 착시 그림은 그냥 원래의 그림을 싣던지 하지 엉성한 그림이 오히려 이해와 몰입을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