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오렌지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68
엘러리 퀸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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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있어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은 '독자에 대한 도전' 부분이다. 소설이 완성된 뒤 교열과정에서 늘 있던 '도전'이 탈락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부랴부랴 추가했기 때문이다. 그토록 꼼꼼하고 완벽한 트릭의 작품을 써내는 엘러리 퀸이 이런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부분만이 제몫을 다할 뿐 나머지 본문은 엘러리 퀸의 작품치고는 너무 허술하다. 김전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퀸의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트릭은 '명탐정 코난'의 방식이다. 끈과 기구, 공간배치, 수학적 계산이 등장하는 트릭은 지나치게 복잡하기만 하다. 정교하게 쌓아올린 트릭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너무 복잡하기만 하다.

뒷표지의 '밀실살인사건 불후의 초1급 명작'은 명백히 과장된 찬사다. '노란방의 비밀'처럼 간단한 방식으로 밀실살인을 만들어내는 작품이야말로 초1급 명작이기 때문이다.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에는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에서처럼 폭발적인 추격도 없고, '그리스 관의 비밀'처럼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지도 않는다.

"우연이라는 걸 싫어"하는 엘러리 퀸의 성격에는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지만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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