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필립 K 딕이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와 그럴듯한 설정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90년대의 액션 영웅 브루스 윌리스와 '브레이크 다운'이나 'U-571'같은 꽉 짜인 스릴러를 만들었던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실망스럽다. 자식을 잃은 주인공의 고뇌는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식상하게 보인다. 복도에 죽 늘어서있는 써로게이트들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미 익숙해 보이는 것들이다. (터미네이터냐?) 벽을 타고 자동차를 뛰어넘는 등 놀라운 운동능력을 선보이는 써로게이트들은 그저 '매트릭스'의 아류처럼 느껴질 뿐이다. 중간 중간 폭발적인 추격전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이미 ‘반지의 제왕’이나 ‘트랜스포머’같은 스펙터클의 정점을 경험한 관객들에게는 아기자기하게 보일 뿐이다. (‘블루문특급’ 시절보다 더 젊은 브루스 윌리스의 써로게이트) 그래도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한 마지막 장면들은 꽤 인상적이다. 청소년 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식상한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