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에서 가사의 심오함이나 거창한 음악적 성취를 찾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노골적으로 가볍고 귀엽게 부르는 곡들은 비록 큰 의미를 담고 있지 않더라도 일상의 휴식이 되는 멋진 노래들이다. 너무 귀여운 척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귀여움이 넘친다. 'Sweet Holic'은 마치 밀크티를 앞에 둔 여자아이가 기쁨을 표현한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달달함이 진하게 느껴진다. '초콜렛군 오렌지양'은 남자를 초콜렛에 여자를 오렌지에 비유한 곡으로 달콤함과 함께 상큼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학교가는 버스'는 제목 그대로 학교가는 버스 안에서 남자에게 고백하려는 내용으로 부끄러워서 수줍어하는 소녀가 아닌 발랄하고 적극적인 소녀의 감성이 느껴진다. '땡깡쟁이'는 남자친구에게 투정을 부리는 듯한 말투로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은 분위기의 곡이다. 다른 곡들처럼 귀엽기 그지없지만 새침함이 느껴진다. '꿈꾸며 부르는 노래'는 한가한 시간에 한껏 여유를 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곡이다. 그래서 다른 곡들에 비하면 좀 더 차분하다. '오늘밤', 'Shake it', '여자 그리고 그 여자' 등은 노골적으로 귀엽게 불렀던 전반부의 곡들과 달리 약간 더 강렬하고, 흥겹고, 차분한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꿈속에서'는 제목 그대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곡이다. 잠이 안 올 때 이 앨범을 틀어놓으면 '꿈속에서'를 들을 때쯤 나도 모르게 잠 속에 빠져들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