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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 최후의 결사단
진덕삼 감독, 견자단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청나라 말기, 중국이 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무렵 쑨원은 비밀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홍콩을 방문한다.
조정에서는 당연히 쑨원을 제거할 자객떼을 보낸다.
그리고 쑨원을 보호하기 위한 8인의 활약이 시작된다.
사랑에 실패하고 걸인이 되어버린 은둔고수, 주인에게 충성하는 하인, 괴력의 두부 장수, 아버지를 잃은 소녀, 가족의 사연으로 합류한 노름꾼 등이 그들이다.
이 작품은 크게 전/후반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쑨원이 홍콩에 도착하기 전 며칠 동안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보여준다. 후반부는 쑨원이 홍콩에 도착한 이후의 한 시간이 거의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마치 미드 '24'의 긴박감과 견자단을 비롯한 호화 캐스팅의 화려한 액션을 마음껏 선사할 것만 같았던 이 영화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10년 동안 봤던 홍콩무협영화 중 최고 걸작이 될 거라고 예상했었다.)
실시간 진행의 긴박감은 나름대로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등장인물들 중에서 제대로 된 액션을 구사하는 이가 없다. 영화 속 최고의 고수로 등장하는 것도 액션 전문 배우가 아닌 여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게다가 영화 속 액션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견자단도 본연의 액션 스타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살파랑'과 '도화선'의 액션은 말할 것도 없고, 다소 밋밋했지만 우아한 권법을 선보였던 '엽문'의 액션만큼도 못한다.
견자단은 좀 헝그리한 분위기의 액션을 선보이는데 그것조차 감질날 정도로 짧게 끝나버린다. 특이하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신나게 두들겨 맞고 날렵하게 도망가기까지 한다.
쑨원의 슬픈 눈빛을 마지막으로 끝나는 이 영화를 다 보고나면 이 영화가 단순한 무협영화 이상의 그 무엇을 담으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중국 인민들의 민중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계몽영화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어쨌든 홍콩무협영화의 올스타전이 될 것 같았던 '8인 최후의 결사단'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하고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