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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트 (1disc)
메릴 스트립 외, 존 패트릭 셰인리 / 브에나비스타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꽉 짜인 긴장감이 넘치는 연극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은 사무실이나 벤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뿐이고, 그럴듯한 반전이나 마지막에 밝혀지는 엄청난 음모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관객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결말은 커녕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의심으로 시작해서 의심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의심으로 끝나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상대방을 의심하고 주변 사람을 의심하고 결국에는 스스로를 의심한다.
정말로 이 영화에는 각본의 복잡함이나 이리저리 꼬아놓은 반전이 없다.
두 아카데미 수상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만 볼만하다.
칼로 베어낸듯한 간결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여러 배우들의 연기가 시종일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오로지 규율만을 중시하는 깐깐한 성격의 교장 수녀역의 메릴 스트립과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의 신부역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연기가 이 작품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상대방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해서 자신에 대한 의심으로 끝맺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조금 더 눈에 띄긴 했다. 물론 세상에 대한 순진한 믿음을 갖고 있는 젊은 수녀역의 에이미 아담스를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특히 전화벨이 울리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설전은 두 배우가 얼마나 카리스마 넘치는 명배우인지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