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3disc)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외 출연 / 팬텀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나 또한 아랫분처럼 T2매니아다. 1편의 아기자기함과 조잡함도 나름대로 매력적이었지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상상력을 극한까지 표현해낸 2편의 매력은 충격과 전율이었다. 비디오테입을 구해서 보고 또 보고... 대략 20~30번은 봤을 것이다.

처음 극장에서 '터미네이터3'를 본 순간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DVD를 본 순간 또 한번 실망했다. 1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살인기계 아놀드의 무자비한 공포감, 2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싸늘한 금속성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3편은 그저 터미네이터에 관한 오래 전의 추억을 회상하는 회고담정도였을 뿐이었다.

DVD는 또 왜 이렇게 엉성하게 제작되었는지. 완벽주의자 카메론 감독이었다면 보다 더 많은 인터뷰와 삭제된 장면들, 영화의 뒷이야기들을 삽입했을 것이다. 화질도 매트릭스 시리즈같은 다른 SF영화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DVD라는 매체에 걸맞는 선명한 화질을 기대했는데 솔직히 조금 실망이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영화 자체의 낮설음이다. 금속성의 매력을 발산하던 터미네이터 아놀드의 얼굴에는 주름살이 자글자글하고, 인류를 구원할 꽃미남이었던 존 코너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말이 아니다. 그의 부인이 될 여주인공도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한 채 상영 내내 소리만 질러댄다.

'터미네이터3'는 평범한 액션영화로 만족할만한 작품이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전작의 명성에는 조금 누가 되었던 작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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