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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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상속녀와 유산, 그와 결혼한 야심만만한 매력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의외인 점은 이런 통속적인 스토리에서 꼭 등장할 법한 남자에 대한 시기와 비난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평범한 소설이라면 주변의 인물들이 '처녀의 유산이 목적이 아니냐!?'는 식으로 한마디씩 했을텐데 말이다.

<끝없는 밤>은 정말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둘의 만남과 결혼, 사랑이야기만 계속된다. 마치 부유한 재산과 상류층의 암투,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는 시드니 셀던의 작품들처럼 말이다. 시드니 셀던의 화려함과 박진감, 적나라한 재미는 느낄 수 없지만 그런대로 무난히 읽어내려갈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역시, 고작 수십페이지를 남겨두고서 본격적인 사건이 펼쳐진다는 점이 너무 미진한데다가 크리스티의 후기작품답게 지루한 배경, 심리묘사가 등장하는 점도 불만이다. 사건이 터지고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해결해나가는 간결한 재미의 초기작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매우 못마땅한 작품이다.

제목 또한 유별나게 의미심장하다. <ABC살인사건>, <예고살인>처럼 이야기의 핵심을 간단하게 요약해주는 제목이 아니라 '끝없는 밤'이라는 범인의 심리와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끝없는 밤>은 취향에 따라서 선호하는 독자의 부류가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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