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거스 히딩크 지음 / 조선일보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일단은 커다란 판형의, 큼직한 글씨, 마치 짤막한 보고서를 보는듯한 분량의 목차... 한마디로 '자서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내용 또한 전체분량의 80%이상이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이다.(정말 히딩크 본인에게도 2002월드컵과 한국대표팀의 감독생활이 인생의 거의 전부일 정도로 비중이 커다란 것일까?) 짤막한 어린 시절과 월드컵 이전의 선수, 감독생활 그리고 마치 월드컵 때의 일기장을 보는듯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차마 자서전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러한 형식상의 문제점들을 떼어놓고 본다면 '마이웨이'라는 책 자체는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커다란 흥분과 재미를 선사한다. 잭 웰치의 경영기법을 떠드는 수십권의 책들과 잭 웰치 본인의 자서전이 무게감을 달리하는 것처럼, 시중의 수많은 히딩크식 경영학들과 '마이웨이'의 무게는 비교할 수가 없다. 히딩크 본인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감동과 흰색유니폼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눈에 더 잘 띄어서라는 생각, 작별인사로 '굿바이가 아닌 소우 롱'이라는 말을 하라고 가르쳐준 사람이 연인 엘리자베스였다는 일등 히딩크 본인의 글이 아니면 느끼고, 알 수 없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괜히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가 듣고 싶어진다. 영화 '친구'를 봤을 때도 실제주인공 준석이 애창했다는 '마이웨이'가 듣고싶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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