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존 그리샴 지음, 최수민 옮김 / 북앳북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주제의 상투적인 이야기전개의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는 존 그리셤이 썼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특이한 소설이 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늘 거대한 정부기관의 음모와 법률세계의 암투가 주된 소재였는데 이번에는 조그만 마을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성탄절의 소동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존 그리셤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재미있게 읽었으며 마지막의 반전까지 빠지지 않았던 멋진 통속소설이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가가 썼더라면 지루하고 상투적이었을 이야기도 존 그리셤 특유의 간결하고 평이한 문체로 쉽게 읽힌다.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를 읽다보면 필요 이상으로 밉살맞고 심술궂게 묘사된 등장인물들이 짜증나기도 하고, 서양의 성탄문화에 대한 이해부족때문인지 억지스러운 행동들이라고 생각되어 다소 어이가 없기도 하다. 하지만 능수능란하게 주인공의 고뇌(?)와 주변과의 갈등(?)을 풀어나가다가 마지막에 멋지게 마무리하는 존 그리셤의 글솜씨를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재미있다. 마치 잘 짜여진 성탄특집 단막극을 본 느낌이다. 흰눈이 내리는 날 가족들과 TV 앞에 둘러앉아서 즐겁게 볼 수 있는 특집드라마 말이다.
원작의 페이퍼백도 잠깐 훑어보았는데 워낙 쉽고 간결한 영어로 씌어져있어서 영어공부를 하는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분량도 짤막한 편이라서 부담없이 말이다. 그런데 등장인물 중의 한 명이 마티가 도대체 누구인지,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작가가 실수했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등장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