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서두칠,한국전기초자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대단히 감동적이고 흥분되는 이야기였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 갖은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서 성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커다란 감흥을 선사한다. 더구나 국내에는 그런 종류의 자서전들이 꽤 많이 출간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감명깊었던 책들은 이명박씨의 '신화는 없다', 윤윤수씨의 '내가 연봉 18억원을 받는 이유'등이 있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한 기업체가 회생불능이라는 판정을 받은 뒤 다시 재기하기 까지의 이야기는 또다른 기쁨을 준다.

크라이슬러, IBM, GE...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외국의 유수기업들이 한때 회생불능의 위기에 빠졌다가 그것을 멋드러지게 극복해내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그들이 성공을 한 주역으로는 리 아이아코카, 루 거스트, 잭 웰치등 뛰어난 경영자들이 있었다.

한국전기초자가 이뤄낸 도전과 성공의 드라마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부실기업의 재기담이다. 다른 사람들은 한국전기초자사람들 모두의 공이 컸다는 식으로 서두칠사장의 능력을 애써 폄하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나라 기업계의 대표적인 병폐라고 생각한다. 놀라운 실적을 올린 CEO가 요구하는 스톡옵션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거나 조직의 기분을 무시하는 개인의 돌출행동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한 개인의 능력이 전체 구성원들의 힘보다도 클 때가 있는 법이다. 서두칠사장이 혜성같이 등장해서 기존의 직원들을 데리고 놀라운 업적을 성취한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굉장한 것이다. (NBA 시카고 불스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필 잭슨감독이 LA 레이커스의 감독으로 부임해서 3회연속 우승을 일구어냈듯이 말이다. 이전의 감독이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같은 쟁쟁한 팀원들을 갖고도 못해냈던 일이다.

또한 서두칠회장은 '중성자탄'이라고 불리던 잭 웰치처럼 무자비하게 감원을 단행하지도 않았다. 일본기업가들의 표현대로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회생불능의 기업이 세계 2위의 기업으로 도약한 이야기가 의기소침한 나에게 충고하는 것 같다. 일어나라고! 다시 시작해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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