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역비서 리나 1
쿠스노키 아루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국내의 TV드라마나 영화, 또는 만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현실의 낭만화이다. 예를 들어 호텔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 보면, 힘들고 괴로운 호텔리어의 일상적인 잡무들은 잠깐씩 스쳐보여주면서 양념의 역할조차도 못하는 반면에 현실의 호텔리어로서는 불가능한 현란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왕자님이 등장해서 신분상승을 도모하고 멋지게 사랑에 골인한다. 물론 현실의 일상을 리얼하게만 그린다면 그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인작가들의 만화들을 볼 때 흔히 느끼는 감탄은 현실과 그리 괴리되어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작품들에도 마찬가지로 사랑이 들어있고, 논픽션의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침묵의 함대'같은 작품을 읽을 때는 정말 잠수함 안에서 쓰는 군사용어들이라든지 현재 국가간의 역학관계등을 치밀하게 고려한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 재미를 보여준다.

'중역비서 리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비서의 일상이 그저 커피나 따르고 전화만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상사가 사장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또 자신의 사랑과 사생활도 성공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중역비서 리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우리가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비서들이 애환과 자질등을 매우 자세하고 진지하게 알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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