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
주선 지음 / 홍진북스(중명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주선이라는 중국인 저자같은 이름의 작가가 쓴 <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라는 아리송한 느낌이 드는 일본의 3류자기계발서적같은 제목을 달고 출간된 책이라서 그랬는지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최근에 보았던 그 어떤 처세술책보다도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라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을테지만, 곰처럼 미련하게 살지 말고 여우처럼 조금은 약삭빠르게 자기 몫을 챙겨가면서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책이다. 책의 내용들이 조금은 노골적이고 약간은 비겁해 보이기도 할테지만 이만큼 유용하고 뼈있는 말들이 담겨있는 책은 보기 드물다.

예를 들면,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이기려고 애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 상대방의 부탁을 질질 끌면서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방법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이러한 경우의 일들은 일상 생활에서 막상 닥치면 곤란한 것들이지만, 대부분의 처세술책에서는 항상 정직하고 상대방에게 성실하라는 식으로 현실과 어긋나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이런 얄팍한 처세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최근의 책들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무겁고 지루한 전개이다. 편집을 조금 더 밝게 하고, 각 장의 분량을 30퍼센트정도 줄였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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