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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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장편과 단편에서 활약하던 포와로씨가 죽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강한 임팩트로 시작하는 초반부와 의외의 결말을 제시하는 결말부분과는 달리 야간은 지루한 중반부 때문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 대부분을 하나하나씩 용의자로 생각하게 만들었다가 사건을 한번씩 더 꼬아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려다 보니까 중반부의 줄거리는 조금 지리하게 전개되는 것 같다.

이 작품 <커튼>은 에르귤 포와로가 사망한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인데, 이 작품을 작가의 초기시절인 30년 전에 미리 집필해두었다는 점이 더 재미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자신의 스타일이 채 완성되지도 않았고, 여러모로 다듬어지지 않은 초기였을텐데도 주인공의 죽음을 내용으로 하는 작품을 집필했다니 말이다.

포와로씨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넌 도일 사후에 다른 작가들에 의해서 계속 그려지던 셜록 홈즈를 생각하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홈즈는 코넌 도일이 살아있을 때에도 프랑스작가의 작품에 조연으로 등장해서 농락당한 적이 있는데, 적어도 포와로 경감은 그런 비참한 꼴은 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여사도 자신의 귀여운 캐릭터가 그런 수난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트릭의 완성도는 무난한 수준에 속하지만 포와로의 죽음만으로도 베스트에 꼽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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