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의 왕이 최초로 다른 나라의 왕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머리를 처박은 굴욕적인 사건 '병자호란'을 다룬다. 당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왕을 수행하며 보고 듣고 직접 겪은 일들을 적어 내려간 나만갑의 책 '병자록'을 풀어 쓴 책이다. 외적의 침입이 늘 그렇듯이 병자호란도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전쟁이다. 왕은 남한산성에 틀어박혀서 적장의 눈치 보기 바빴으며, 백성들은 청나라 군대의 유린 속에 비참한 삶을 견뎌내야 했다. 그 와중에도 벼슬아치와 장수들은 자신의 몸을 보존하기 바쁘거나, 편협하고 그릇된 시야를 버리지 못한채 상황을 점점 더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병자록'을 쓴 나만갑은 격정적으로 울분을 토하거나 누구의 잘못을 쉽게 지적하지 않는다. 다만 "세월이 흘러... 그때 일을 잊을까봐 두려워 기록한다"는 뜻에 맞게 모든 상황을 너무도 차분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심지어는 그토록 다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명분을 위해 자살을 시도하거나 단식을 하는 척화파 사람들조차 쉽게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행간마다 배어 있는 그의 안타까움과 슬픔, 분노는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은 채 객관적인 입장에서 '병자록'을 쉽게 풀어쓴 덕분에 '남한산성의 눈물'은 어른들은 물론 청소년들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역사책이 되었다. 확실히 우리가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은 광개토대왕의 대륙 정벌, 장보고의 해상왕국같은 승리의 역사만은 아닐 것이다. 패배의 역사, 굴욕의 역사도 잊지 말고 젊은 세대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하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위인전들을 보면 대부분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한산성의 눈물'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소중한 기록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