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상
김다은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타이틀 작품인 ‘위험한 상상’은 너무 짧은 이야기가 억지스럽고, 비약이 심해서 별로였다.
두 번째 작품인 ‘개만도 못한 소망’도 독일 통일, 지역 감정같은 대화가 등장하고, 성욕을 못 참아서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마지막 작품인 ‘초대받지 못한 그림들’은 이야기가 너무 길고 정교해서 오히려 소설적 재미는 덜했으며, 남편의 바람을 맞바람으로 풀어 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교차로’는 좀 뜬금없었다.

하지만 나머지 5편의 단편들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남자를 찾아 헤매는 두 노처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말과 말’은 후반부의 반전이 유쾌하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은 관계를 맺던 제자가 임신을 하자 고민에 빠지는 교수에 관한 이야기다. 결말이 좀 어정쩡하지만 심리묘사가 뛰어나다.

‘관계의 비밀’에서도 젊은 여자와 불륜에 빠져 있는 대학교수와 그 비밀을 알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갈등이 흥미진진하다. 마지막 문장까지 일사천리로 매끄럽게 진행된다.

‘올림피아 호텔 입구의 회전문’은 톱니바퀴처럼 기각 막히게 맞아 떨어져 가는 정부인과 내연녀의 심리 변화가 기가 막히게 펼쳐진다.

‘귀자와 시인’에서는 외동딸을 위해 억척스럽게 돈만 벌어 온 귀자의 순박하고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마지막까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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