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자뷰 - 아웃케이스 없음
토니 스콧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데자뷰’는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작품답게 감각적이고 화려한데다가 토니 스콧이 감독한 작품답게 빠르고 긴박감이 넘친다.
해군병사들과 시민들이 탄 페리호가 폭발하고 수백 명의 사상사가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화기단속국(ATF) 요원 더그는 FBI의 비밀부서에 합류해서 과거의 특정 시점을 볼 수 있는 장비로 범인을 추격한다.
시나리오를 접하자마자 주연배우와 제작자를 매료시켰다는 '데자뷰'의 줄거리는 마치 마이클 크라이튼의 범작을 보는 것 같다.
감청 기술, 끈 이론, 평행 우주론에 관한 내용이 쉴 새 없이 튀어나오고, 주인공 더그는 자꾸만 FBI 연구원들에게 과학적 설명을 요구한다.
게다가 '너무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러브 스토리'라는 브룩하이머의 욕심이 너무 컸었는지도 모른다. 액션의 달인 토니 스콧에게 감독을 맡겼으니 말이다.
두어 번의 자동차 추격전 말고는 변변한 액션 장면도 없고,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도 너무 서둘러 시작되고 황급히 여운을 남기면서 마무리된다.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추격하는 장면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지만, 일반 관객이 보기에는 그저 또 하나의 카체이싱 장면일 뿐이다.
결국 토니 스콧 스타일의 화끈한 액션 스릴러도 아니고, 시공을 초월하는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도 아닌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확실히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갖춘 '다크 나이트'같은 작품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인터뷰 중에 걸핏하면 데자뷰, 데자뷰 운운하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립 서비스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연기파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토니 스콧 감독과 만나기만 하면 '크림스 타이드'에서와 똑같은 가벼운 연기를 반복하는 덴젤 워싱턴을 보는 것도 좀 아쉽고, 로버트 다우니 JR처럼 근사하게 늙지는 못할망정 별다른 개성도 없는, 펑퍼짐한 중년의 아저씨로 늙어가는 발 킬머를 보는 것도 안타깝기만 하다.
어쨌든 간에 ‘데자뷰’는 이런 저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는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해외에서 기어이 제작비를 회수하고야 마는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의 저력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비슷한 분위기의 추격전인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나 '이글 아이'만큼 탄탄하진 않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손에 땀을 쥐고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